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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?
저는 고등학교 시절 카오스를 처음 접하고, League Of Legend (이하 '롤)이라는 게임이 처음 등장했을 땐
카오스의 아류작이라며 시작조차도 하지 않을 만큼 '카오스'라는 게임을 아끼고, 즐겼던 유저 중 한 명입니다.
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게임이라는 문화가 점점 제게서 멀어지고 낯선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을 때 즈음,
친구들과 술자리 후 오랜만에 들어선 PC방에서 옛 추억 삼아 마주 앉은 '카오스'는 저에게 정말 반가움 그 자체였습니다.
마치 잊고 살고 있었던 즐거움을 주는 오랜 친구같이 느껴졌습니다.
그 반가움에 취해,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매일같이 그 친구가 그리워졌고
그 그리움에 못 이겨, 짬이 나는 시간마다 그 친구를 만나러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.
그 친구와 만나, 머리로는 생각하는 것들이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나이 듦에 대하여 한탄하기도 하였고,
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해내어 멋진 결과를 만들어냄에 스스로 놀라워 함께 기뻐하기도 했습니다.
그렇게, 그 친구와의 만남이 자연스러워질 때쯤.
카오스라는 게임을 함께 즐기는 팀 유저들의 대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고, 상대방의 대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.
그 대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게임 내 가장 실수를 많이 한 사람에 대한 조롱과 욕설,
그리고 비아냥이었습니다.
어라?
정신을 차리고 가만히 지켜보니, 거의 매 게임마다 그런 상황이 발생이 되었습니다.
그 욕설과 비난의 타깃이 제가 아닐 때도 있었고, 제가 될 때도 있었습니다.
한두 명이 먼저 시작을 한 욕설과 비아냥은 팀 내의 분위기를 흐릴뿐더러,
묵묵히 게임을 하던 다른 유저들의 욕설까지도 선동하여 모양이 되어 타깃이 되는 사람들에게 함께 욕설을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곤 하였습니다.
그뿐 아니라, 한 게임에서 실수가 잦아서 팀에 민폐를 끼치거나 조금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
그 다음 판, 그 다음 판에서도 계속하여 프레임을 씌워놓고 정치적인 언행을 하거나 비아냥 대거나, 욕설을 하기 일쑤였습니다.
처음에는 그런 모습들 또한 '카오스 판'의 변화 중 하나라 생각하여 묵묵히 나는 내 게임 하련다.라고 생각하며 게임을 했지만
도가 넘은 비판과 정에 치질이 매 판 반복되는 것을 보며 너무 신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.
그 비난의 화살이 비단 제가 아니더라도, 그런 행동과 언행을 일삼는 자들이 너무 불편했고, 화가 났습니다.
어느 순간은 제가 그 정치판에 끼어들기 싫어서 욕설을 받아쳐 심한 욕설로 방어하려 하기도 하였습니다.
하지만 그 욕설이 조금 선을 넘는 욕설이라 <신고 게시판>의 법전을 잘 이해하는 유저들의 신고로 인해 정지를 당하였습니다.
정지 당한 김에 신물이 나서 그만하려고요
네, 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중이 떠나려 합니다.
그런데요,
괜한 오지랖이라 생각하실 분들이 많으시겠지만, 그래도 혹여나 한 분이라도 제 말에 귀 기울여주시고, 감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길 바라며
마지막으로 몇 마디 적자면요.
동접자수 200명도 채 안 되는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게임에서 왜 그렇게 다들 죽자 사자 서로를 헐뜯으려 할까요.
이 게임이 AOS가 아니라, RPG였다면요. 서버 종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,
200명의 유저들이 그렇게 헐뜯고 싸우고, 사기 치고, 시기하고, 흠잡으려 서로 혈안이 되어있을 필요가 있을까요?
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.
물론 AOS 게임상, 5명이 한 팀이 되어 상대팀과 경쟁을 하는데, 1명이 너무 실수가 잦으면 꾸짖을 수 있겠지요.
하지만, 그 표현에는 분명히 어느 정도의 선(善)과, 양심과,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.
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, 보다 현명한 대응과 태도로
고여있는 카오스 판에서 조금 더 멋진 대화나 언행을 보여주신다면
새로 오시는 신규 유저분들의 유입도 조금 더 편안해질 것이며
그로 인해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카오스의 발전도 생길 수 있는 것 아닐까요?
남은 시간, 카오스 잘 즐기시고요
보다 성숙한 문화가 되어 멋진 게임으로 남길 바랍니다.
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